Violinist MinJung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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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rview] 음악춘추 2003/7월호
  글쓴이 : Admin     날짜 : 05-10-03 00:43     조회 : 3194    
음악춘추 2003/7월호
박민정 바이올린 독주회

신선하고 산뜻한 곡 소개만큼 그의 연주 또한 달콤하고 매혹적인 선율이 일품이었다. 그리고 깨끗하고 안정된 테크닉은 곡의 밝고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박민정은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 동안 수많은 연주회를 가 보았지만 오늘 같은 공연은 처음이군.'
바이올린니스트 박민정의 독주회를 보고 연주회장을 빠져 나오며 문득 이런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클래식 공연에는 마치 수학 공식처럼 변하지 않고 항상 반복되는 패턴이 있다. 멋진 드레스를 입은 연주자들이 무대에 나와서 말 한마디하지 않고 인사만 꾸벅하고 연주를 시작한다. 곡이 끝나면 또 인사, 그리고 잠시 무대 뒤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다음 곡을 연주하는 예측하기 전혀 어렵지 않은 형태이다.

그러나 박민정의 독주회는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아주 독특하고 재미있는 방식을 새로이 소개해 주는 무대였다. 먼저 불이 다 꺼진 칠흑같이 어두운 공연장에서 스피커를 통해 한 명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가상으로 들려주는 작곡가의 음성이다.
곧 악기를 든 박민정이 무대에 나와 마이크를 잡고 작곡가와 연주하려는 곡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 후 연주를 시작한다. 이렇게 첫곡으로 들려준 곡은 레클레어의「소나타 라장조」. 신선하고 산뜻한 곡 소개만큼 그의 연주 또한 달콤하고 매혹적인 선율이 일품이었다. 그리고 깨끗하고 안정된 테크닉은 곡의 밝고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제3악장, 사라방드의 어두우면서도 슬픈 표정 또한 2, 4악장의 명랑한 분위기와 적절히 대조시키며 절묘하게 묘사하였다.

다음 곡으로 들려준 생상의 「소나타 1번」역시 그의 완성도 높은 기교와 음악적 성숙함이 잘 어울려진 멋진 연주였다.
특히 제4악장에서의 빠른 스피카토의 조금도 흐트러짐 없는 깨끗한 소리는 일품이었고 정확한 음정과 대조되는 다이내믹 역시 박민정이 연주 시작하기 전에 한 말 그대로 '80살이 넘은 작곡가의 정열'을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대부분의 연주자들이 무대에서 본의 아니게 표출시키는 긴장감조차도 그에게서는 찾기 어려웠다.
'혹시 틀리지는 않을까', '청중이 나의 연주를 좋아할까' 등의 걱정이 앞서는 모습이 아니라 '우리 오늘 재미있는 음악의 세계로 한번 빠져 봅시다'하는 식의 여유 있고 애교 넘치는 말들과 표정은 마치 어린 여자 아이가 신기한 물건을 발견한 후 친구들에게 자랑할 때의 천진난만함과 순수함이었다. 반주를 맡은 임혜원 또한 좋은 무대를 만드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는 우수한 피아니스트임을 이번 공연을 통해 입증해 주었다. 바이올린화 호흡을 맞추며 자신의 개성과 성숙한 음악적 세계를 보여주는 데 성공하였다.

이 날 연주는 보기 드물게도 연주자가 청중과 음악적인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직접 대화하고 손짓하며 정보를 제공하고 클래식 연주회에서 기대할 수 없는 유머스러움까지 곁들인 유쾌한 무대였다.
이 모든 것들이 박민정의 상쾌하고 맑은 음색처럼 인상 깊게 남아 있다.

2003.07